우리 사이에 손을 얹을 판결자도 없구나
욥은 빌닷의 말을 듣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본문은 빌닷의 말에 대한 욥의 대답입니다. 욥은 자기가 하나님의 정죄를 피할만큼 의롭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그러나 빌닷의 말대로 자기 죄가 다른 사람의 죄보다 크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큰 벌을 받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욥이 대답하여 이르되 진실로 내가 이 일이 그런 줄을 알거니와 인생이 어찌 하나님 앞에 의로우랴"(9:1,2). 욥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엘리바스와 빌닷이 욥을 정죄하였으나 그 동일한 정죄는 엘리바스에게도, 빌닷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엘리바스와 빌닷의 문제점은 사람의 시각에서 보는 죄와 하나님이 악하게 여기시는 죄가 정확히 같다고 본 것입니다. 다만 욥은 이 둘이 다른 것이요 사람의 의가 하나님께는 의가 되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그는 마음이 지혜로우시고 힘이 강하십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산이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무너뜨리고 옮기실 수 있는 정도입니다. 땅을 움직이시고 땅의 기둥을 흔드실 수 있습니다. 해를 뜨지 못하게 하시고 별을 가두실 수 있습니다. 하늘을 펴고 바다를 밟으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별을 만드시고 측량할 수 없는 일을 하셨습니다. 이 고백은 욥의 창조신앙을 나타냅니다. 욥은 엘리바스와 빌닷이 아는 하나님을 모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욥은 하나님의 능력과 주권을 알았기 때문에 하나님을 감히 원망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알았기 때문에 자기 의를 주장하지 못하고 고통을 받아들이고만 있었습니다. 이것은 욥의 훌륭한 순종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고난의 고통이 덜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폭풍으로 나를 치시고 까닭 없이 내 상처를 깊게 하시며 나를 숨 쉬지 못하게 하시며 괴로움을 내게 채우시는구나"(9:17,18). 나는 온전하다마는 내가 나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내 생명을 천히 여기는구나"(9:21). "나의 날이 경주자보다 빨리 사라져 버리니 복을 볼 수 없구나"(9:25). "내 모든 고통을 두려워하오니 주께서 나를 죄 없다고 여기지 않으실 줄을 아나이다"(9:28).
욥은 하나님이 거룩하실 뿐만 아니라 그 거룩하심의 기준대로 심판하실 수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허락하셔야만 심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주께서 그의 막대기를 내게서 떠나게 하시고 그의 위엄이 나를 두렵게 하지 아니하시기를 원하노라 그리하시면 내가 두려움 없이 말하리라 나는 본래 그렇게 할 수 있는 자가 아니니라"(9:34,35). 하나님이 허락하심으로써 우리가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고 모르는 것을 물을 수 있고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부릅니다.
욥은 고통 앞에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하나님 만이 자기 고통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계시다고 믿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종기를 낫게 해 줄 의사가 충분치 못해서 그가 고통받은 것이 아닙니다. 재물을 잃어버릴 때를 대비한 보험이 없어서 그가 망한 것이 아닙니다. 아들들을 위한 안전대책이 부족해서 가족을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신 만큼 하나님이 다시 취하셨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욥은 빌닷보다도 죄와 의에 대한 지식이 더 많았습니다. 자기 고통이 하나님이 주신 고통인 것을 알았습니다. 자신이 남들보다 온전함에도 불구하고 고난을 더 받을 때, 스스로 죄인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나님께 자기를 항변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사람에 대하여 무죄함을 주장하기는 하였습니다.
욥은 엘리바스나 빌닷을 욕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자기를 변호하는 태도는 빌닷과 엘리바스의 논리를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자기를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사람과 변론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는 것이 좋은 태도입니다. 본문의 욥에게서 이것 하나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저의 신앙적 태도의 옳고 그름을 사람의 눈으로 판단 받고 고치고자 하는 것은 본질적인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입을 통하여 하나님이 많은 인도하심을 주실 수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의 말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이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이 되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것을 바라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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